머리말: 이 책을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학생 여러분.
이 책은 제가 지난 겨울, 베를린 대학교의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던 16번의 강의를 엮은 것입니다. 당시 제 강의는 신학 전공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과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열렸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학기 초부터 끝까지 정말 많은 학생이 강의실을 가득 메우며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요즘 젊은이들이 '진리'에 대해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느꼈고, 이는 우리 시대의 매우 희망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이 강의를 책으로 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리 써둔 원고도 없이, 제 마음속에 있는 생각과 신앙을 즉흥적으로, 살아있는 언어로 이야기했죠. 그런데 강의가 끝난 후, 책으로 내달라는 요청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고맙게도 어떤 분이 제 강의 전체를 아주 깔끔하게 필기해서 가져다주었습니다. 그 정성을 보니 더는 거절할 수가 없더군요.
- 편집자주: 이 책의 저자인 라인홀트 제베르크(1859-1935)는 20세기 초 독일의 중요한 신학자입니다. 그가 활동하던 시기는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새로운 철학 사상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이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에 의문을 품던 때였습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제베르크는 대학생들에게 ‘기독교의 핵심 진리가 무엇이며, 왜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가?’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고민과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
혹시 이 책이 너무 딱딱한 신학 이론만 늘어놓거나, 다른 생각들을 비판하기만 하는 책일 거라고 걱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 유일한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진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여러분이 그것을 가능한 한 분명하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신학은 ‘삶으로부터(from life)’ 나온 것이니까요.
부디 이 책을 통해 여러분 각자가 내적으로는 은혜를, 삶에서는 축복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제가 강의를 하며 느꼈던 기쁨과 유익을 여러분도 똑같이 느끼고, 기독교 신앙이 가진 놀라운 깊이와 풍요로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제가 이 강의를 통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었던 것처럼, 그 희망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1902년 6월 19일, 베를린에서 라인홀트 제베르크